AsciiLife

라틴어로 ‘medium’이라는 어원을 가지고 있는 단어인 ‘미디어(media)’는 그 어원이 지닌 뜻 처럼 ‘중간’ 혹은 ‘사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미디어’라는 단어를 듣고 쉽게 떠올리게 되는 것은 신문이나 방송같은 ‘매스미디어’들이죠. 사실 이 ‘미디어’란 단어의 개념은 단순히 언론을 이야기 하는 ‘매스미디어’의 차원보다 좀 더 넓습니다. 물론 이러한 정의에 대해서도 많은 학자들의 의견이 다르긴 하지만요.

몇 년 사이 우리 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는 ‘미디어 아트’라는 이름의 예술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겐 ‘반짝반짝 빛나는’ 조명 예술로,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내가 움직이는 대로 작품이 반응하는 인터렉티브 놀이로 기억되곤 하겠지요. 물론 (전부 다는 아니겠지만) 이러한 작업들도 ‘미디어아트’의 범주에 드는 작업들입니다. 다만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지요.

미디어 아트는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디오 아트’나 우리가 여기서 이야기 하고 있는 ‘앱 아트[App-Art]’처럼 미디어의 형식에 의해 분류되기도 하고, 처음에 이야기 했던 ‘미디어’라는 것의 속성에 집중한, 즉 사람과 사람, 장소와 사람 등 두 개체를 이어주는 매개의 역할을 수행하는 특징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작업들을 포함하기도 하죠. 특히 이러한 작업들은 온갖 미디어로 가득 차 있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잊고 있거나 무감하게 지나치는 풍경들을 날카롭게 지적해 주곤 합니다.

미디어 아트 작가인 미셀 테란(Michelle Teran)의 ‘인생 사용법(2005)’. 작가가 들고 다니는 가방 속에 도시 곳곳에 숨겨져 있는 CCTV의 영상이 비춰지면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미디어에 의해 노출되고 감시 되고 있는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현대인들에게 휴대폰은 마치 신체 기관의 일부처럼 인식되어가고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언어’라는 ‘미디어’로 대화를 하는 것처럼 휴대폰을 통해 먼 거리의 있는 사람(혹은 정보)와 소통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워 지고 있다는 것이죠. 그런 이유로 작가들은 이 고성능의 기계를 활용한 예술(앱아트)에서’손안에서 펼쳐지는 신기한 작업’ 이상의 의미를 찾게 됩니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것을 넘은, 다시 말해 이 디바이스를 통해 보는(보여지는 혹은 연결되는) 세상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는 거죠.

Neomobili(http://www.neomobili.com) 이라는 제작사에서 만든 ‘AsciiLife’이라는 이름의 앱은 우리에게 세상을 보는 또 다른 시선을 경험하게 해줍니다. 생생한 현장감을 주는 고화질(full-HD)을 넘어 3D 입체 화면의 구현까지 도달한 영상 문 화속에서 아스키(Ascii)코드로 이루어진 세상을 경험하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이미지 1,2,3>

‘AsciiLife’의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단순히 앱을 실행시킨 후 보기를 원하는 대상 체에 카메라를 가져다 대기만 하면 세상의 모든 사물들이 복잡한 아스키코드화 되어 화면에 나타나게 되죠. 마치 영화 ‘매트릭스’에서 나온 세상의 모습을 보고 있는 듯 한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AsciiLife’는 ‘아스키 아트(Ascii Art)’라고 불리는, 즉 수많은 아스키 코드로 그림을 그리는(혹은 구성하는) 작업을 쉽게 경험하게 해줍니다. 몇 년 전에 스타워즈의 장면을 아스키 코드로만 구성한 유튜브 동영상이 큰 화제가 되기도 했죠.

하지만 ‘AsciiLife’라는 앱이 보여주는 가능성은 단순한 아스키 아트의 재현을 넘어 앱아트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게 합니다. 즉, 실시간으로 보이는 이미지를 코드로 변환을 해줌으로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보고 있는 수많은 이미지들이 사실은 수많은 디지털 기호로 이루어진 ‘재현의 정보’라는 걸 알려주고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는 미디어를 접하며  화면을 통해 보다 더 생생한 현장감을 느끼려고 하지만 알고 보면 그런 것들이 모두 ‘조작’ 가능한 ‘디지털 신호’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AsciiLife’는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실제 보다 더 실제 같은’ 영상들에 익숙해지면서 어느 순간엔가 사람들은 보여지는 이미지만 보고 ‘사실’을 판단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가지게 됩니다. 눈앞에 있는 것처럼 선명한 이미지가 우리 주위를 가득 채움으로써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모호한 세상이 되었다는 말이지요. ‘AsciiLife’가 앱으로서 유저에게 얼마나 ‘재미’를 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 눈에 보이는 것들이 어떠한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여질 수 있다는 걸 알리는 좋은 ‘미디어 아트’로서의 가능성이 보입니다. ‘휴대폰’ 혹은 ‘스마트 폰’이라고 불리는 우리 몸의 또 다른 기관이 보여주는 새로운 세상. 아스키 코드로 이루어진 우리 주변의 사물을 보며 조금은 ‘폭력적’으로 쏟아지고 있는 매스 미디어의 정보들을

거를 수 있는 건강한 시선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요. 휴대폰이라는 현대 문명의 상징으로 배우기엔 조금은 역설적이지만 말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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