星めぐりの夜'(Starlit Night)

아이패드가 처음 세상에 선보였을 때, 사람들을 가장 열광하게 했던 건 커다란 디스플레이 화면에 펼쳐지는 ‘책’ 콘텐츠였습니다. 사람들은 아이패드와 아마존의 ‘킨들’을 비교하느라 바빴고, 어떤 사람들은 아이패드의 ‘애매한’ 위치와 성능 때문에 전자책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말하곤 했었죠. 결과는?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대로입니다.

커다란 화면과 화사한 색상표현, 그리고 무엇보다도 손가락 끝에서 바로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터치 스크린의 매력까지. 아이패드는 전자출판의 전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생각만큼 빠르지는 않지만 많은 잡지, 서적들이 전자책 시장으로 뛰어든 훌륭한 계기를 만들었죠. 여기서 중요한 점은, iOS라는 애플의 언어로 만들어지는 플랫폼에서 이러한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쉽게 말해 아이폰으로 만들어지는(또는 구축되는) 전자책 시장이 덩달아 커지고 있다는 것이죠. 물론 그 영향은 다른 플랫폼(안드로이드, WM)에도 미치고 있고요. 갤럭시 탭에 독점 공급되고 있는 ‘미디어 허브’ 같은 서비스들이 좋은 예라 할수 있겠네요. 올 한해 다양한 디바이스-무엇보다도 태블릿 형태의-들이 등장하면서 전자책 시장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하게 책의 형태를 보여온, 즉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실제 책을 느끼게 하는 콘텐츠들은 나름의 의미가 있겠지만, 이 글에서 관심이 있는 것들은 아닙니다. 인터랙티브한 성격을 잘 살린 새로운 유형의 문학. 다시 말해 융합 콘텐츠로 거듭난 책의 진화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물론 아이패드 출시 초기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같은 소위 ‘인터랙티브 동화’ 가 좋은 예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콘텐츠들은 이미 나름의 영역을 가지고 있는 팝업-북이나 전자 동화책들의 디지털 버전이라고 볼 수 있겠죠.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오디션’, ’69’ 등의 작품으로 한국 독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일본 작가 ‘무라카미 류’. 그가 얼마 전 신작 ‘노래하는 고래’를 아이패드로 독점 출판한다고 발표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더욱 주목받았던 이유는, 소설뿐 아니라 소설에 삽입된 음악을 세계적인 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가 맡았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글 중심의 소설이 아닌 컴퓨터 그래픽과 음악이 함께 하는 새로운 소설. 이것이 바로 새 시대의 융합 콘텐츠가 아닐까 합니다. 전자책이라는 형태를 보다 적극적으로 이용한 이와 같은 협업은 새로운 예술의 진화를 엿보게 하는데요. 거기에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모바일 디바이스의 장점이 합쳐지면서 독서 환경 자체의 변화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전자책의 미래가 기존의 책을 사라지게 한다는 ‘대체재’로서의 포지셔닝 보다는 ‘새로운 무엇’이 될 거라는 주장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앞으로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활발하게 협업을 이루게 될 거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하게 합니다.

이는 아이패드 전용으로 나왔던 초기 버전과 달리 최근 유니버설 버전으로 업데이트 되면서 아이폰에서도 그의 소설을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과 함께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한국어 버전도 출시되면서 책을 읽기가 더욱 편리해졌고요.

이러한 흥미로운 시도들은 이미 고인이 된 작가를 다시금 세상에 불러와 새롭게 조명하는 프로젝트도 가능하게 하는데요. 일본의 유명한 문인 미야자와 켄지(1896-1933)의 시 ‘별이 빛나는 밤’을 테마로 하는 애플리케이션 ‘星めぐりの夜'(Starlit Night)’이 바로 그러한 시도입니다.

‘星めぐりの夜'(Starlit Night)’을 실행시키면 어두운 하늘 아래 한 남자가 서있습니다. 이 사람은 작가(미야자와 겐지)를 형상화 한듯 한데요. 신비한 음악과(Sound : Leo Sato) 그래픽(Design, Programming : Hiroshi Ouchi)이 어울어져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남자의 주변을 떠도는 별빛들 중에 유난히 빛나는 별을 클릭하면 미야자와 겐지의 시를 감상할 수 있고(물론 일본어 입니다) 다른 별을 선택하고 싶으면 화면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클릭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라는 가상의 공간안에 나만을 위한 시를 작가가 준비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하지요.

미야자와 켄지는 우리에게 ‘은하철도 999’로 잘 알려져 있는 애니메이션의 원작’은하철도의 밤’의 원작자 이기도 합니다. 이 ‘은하철도의 밤’을 테마로 하는 작업도 아이폰 앱으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소설은 물론, 이 이야기를 테마로 하는 그래픽 작업까지도 출시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문학는 융합속에서 새 힘을 얻고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과거의 훌륭한 문화 유산들이 후손들에 의해 재창조 되고 새롭게 해석되는 디지털 미디어 아트. 훌륭한 문학가를 많이 가진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시도들이 계속되어 우리의 예술가들이 세계에서도 새롭게 주목받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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