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M Generation!

광고대행사 직원인 김대리는 요즘 고민이 많다. 언제부터인가 광고주들이 외국의 이벤트 행사 동영사를 보여주며 ‘우리도 이런걸 해보고 싶다’고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유튜브나 구글 검색을 통해 자료를 모아 본 김대리는 두 가지 이유에서 난감해지기 시작했다. 첫째는, 실제로 이러한 규모의 작업을 하려면 생각보다 큰 금액이 소요된다는 것과, 둘째로 이러한 작업을 소화할 국내 작가들을 알아 볼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외국의 작가 팀을 그대로 데려 오자니 그들의 개런티도 만만치 않고 말이다. 그런데 이런걸 뭐라고 하나, ‘미디어아트’? 남의 손 이끌려 갔던 미술관에서 본, 어렵게만 여겨지던 그거?

작은 예화 한 토막이지만 요즘 제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4~5년 전만해도 미디어 아트라고 하면 백남준씨 작업에서 연상되는, 어렵고 뭔가 바로 이해가 되지 않는 예술이었습니다. 회화나 조각 처럼 확연히 드러나는 형태를 지닌 작품과는 달리, 컴퓨터와 비디오, 로봇등을 이용한 미디어아트는 ‘신기하기는 해도 이해하긴 힘든 그 무엇’이곤 했죠. 그런데 ‘미디어아트’라는 단어가 이렇게 우리들 곁으로 바짝 다가온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예술에서부터가 아니라 광고나 이벤트, 영화등에서 오게 되었습니다.

흰 천과 빔 프로젝터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수 있어

최근 열린 몇 차례의 올림픽과 EXPO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바로 개/폐회식에 과거와 같은 인해전술(?) 매스게임이 사라지고, 다양한 형태의 스크린위에 투사되는 영상으로 가상의 세계를 만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흰 천과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지 갈 수 있어’가 아니라 ‘흰 천과 빔 프로젝터만 있으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어’의 시대가 된 것이지요.이러한 국제 행사들의 여파로 국내 외 디자인 에이전시들의 주요 업무에 ‘미디어 아트 관련 기술 확보’가 더해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해가 지난 요즘. 국내에서도 이러한 시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그덕에 많은 사람들에게 ‘미디어아트’라는 명칭이 자연스럽게 오르내리게 되었죠. 물론, 사람들이 말하고 있는 ‘미디어 아트’가 그 예술의 전부가 아닌 점이 조금 안타깝지만 말이지요.초고속 네트워크로 진화하는 미디어아트

마치 영화 ‘마이너 리포트’에 나오는 멀티 터치 스크린과 같은, 그리고 영화 ‘아이언맨’에서 보여진 인공지능을 가진 공간 인터페이스를 가능하게 한 ‘미디어아트’. 이 새로운 예술은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그것은 또 새로운 예술이나 문화 컨텐츠의 제작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최근의 미디어아트들은 과거의 것들과는 달리,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확장 되어진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초고속 네트워크의 발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가 미디어아트에게 준 영향은 크기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초고속망을 이용한 다양한 네트워크 기반의 미디어아트가 가능하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둘째,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전 세계 창작자들에게 공유됨으로 새로운 기술이 계속 보완, 발전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겁니다. 특히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한 창작자들이 정보 공유 정신은 보다 풍성한 미디어아트신을 구축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공유정신을 통한 기술의 확대 재생산. Kinect Art.

이러한 공유 정신을 통해 최근 가장 각광 받고 있는 미디어아트 기술은 바로 ‘Kinect’와 관련된 여러가지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Kinect’는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게임기인 XBOX360의 ‘모션 컨트롤러’로 개발된 제품인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의 모션 캡쳐 카메라를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발매 전부터 많은 창작자들의 관심을 받아왔죠. 결국에는 시중에 나옴과 동시에 그 내부 구조가 해킹되어 Kinect를 이용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결국 얼마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아예 정식 개발킷을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해커들로 인해 보다 새로운 시도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판단이서였겠죠.

Kinect는 과거의 웹캠들에 비해 사물의 깊이까지 캡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비교적 훌륭한 모션 캡쳐를 할 수 있는데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조정하거나, 허공에서 컴퓨터를 제어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만들 수 있는 등, 앞으로도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전 세계의 창작자들이 앞다투어 자기 자신의 기술을 네트워크를 통해 나누고 자랑하는 새 흐름이 제2의, 제3의 Kinect를 기대하게 합니다.새 시대의 새로운 물감과 캔버스, 스마트 디바이스.

무선, 네트워크, 그리고 스마트 다바이스. 이 세가지 기술은 미디어아티스트들의 상상력을 증폭시키는 좋은 ‘붓’과 ‘물감’이 되고 있습니다. 이것들을 활용한 새로운 예술은 관람객의 역할을 그저 보는데서 머무르게 하지 않고, 예술 작업으로 깊이 들어와 그 작업 자체에 영향을 주고 작가와 함께 작업을 ‘완성 시킬 수 ‘ 있게 하는 좋은 캔버스의 역할까지도 수행합니다. 물론 이전 시대의 예술에서도 이와 같은 일은 가능했었고, 좋은 예 또한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네트워크 기술들은 이러한 지점을 보다 강력하게 보완하고, 실제적으로 다수의 사람들과 ‘협업’을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단순히 제공자와 수용자의 관계가 아니라 시공간을 초월한 ‘협업’의 시대. 바로 이러한 지점이 지금의, 그리고 앞으로의 미디어아트에 중요한 화두라 할 수 있습니다.기술이 고도화 되면서, 과거의 예술처럼 한 사람의 천재가 모든 작업을 할 수 있었던 시대는 끝났다고 합니다. 다양하고 세분화된 분야의 전문가들이 보다 능동적이고 합리적으로 협업을 할 수 있는 ‘네트워크 아트워크(network art-work)’는 진정한 미디어아트의 새로운 흐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음악가인 류이치 사카모토(Ryuichi Sakamoto)는 사운드 아티스트인 알바노토(Alva-Noto)와 함께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어 내고,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끼리 얼굴을 보며 작업을 나눌 수 있으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수백, 수천만이 사람들과 함깨 음악을 연주하고 공유할 수 있는 시대. 혼자가 아닌 다양한 생각이 모여 만들어내는 새로운 창작물은 지금도 지구 어디에선가 끊임없이 진화하며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팔리는 미디어아트

미디어아트를 보는 시선중에 하나는 바로 이런 질문입니다. ‘미디어아티스트는 도대체 뭘 먹고 살아?’ 회화나 조각처럼 고가에 판매되기 쉽지 않은 미디어아트는 그렇기 때문에 상업적인 프로젝트들과 보다 쉽게 매칭되어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최근, ‘판매가 되는 미디어아트’를 지향하는 작업, 작품을 만드는것이 아주 큰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물론, 그러한 경향으로 만들어진 작업들은 기본적으로 기존의 조각, 회화와 같은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언가 소비자로 하여금 유형의 물건을 구매해 ‘집으로 가져가야하는’게 소위 ‘팔리는 미디어아트’의 기본 골자리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이러한 고정 관념에 반하는 신선한 경향이 미디어아트 판매에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 되어지고 있습니다.유명한 디자이너 이기도한 유고 나카무라는 최근 ‘FRAMED*’이라는 디지털 액자 솔루션을 발표했습니다. 물론 이전에 디지털 액자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유고 나카무라의 ‘FRAMED*’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그 자체가 다양한 미디어아트 작업이 시도되어질 수 있는 워크스테이션, 즉 컴퓨터 이기 때문입니다. 미디어아트에 사용되는 프로그래밍 언어들(processing, java, object-c..)을 기본적으로 내장하고 있고, 좋은 그래픽 카드와 고품질의 약정 패널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작가들은 보다 손쉽게 FRAMED*를 활용해 작업을 할 수 있고, 관람(혹은 소비자)는 마치 앱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받듯 네트워크을 통해 쉽게 미디어아트 작업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판매가 되진 않고 있지만, 유고나카무라의 FRAMED*가 성공을 거둘 경우 미디어아트 유통구조에 꽤나 큰 충격을 줄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치 ‘프로그램은 불법으로 복사하는 것’이라는 문화에서 쉽게 다운로드 하는 ‘산업모델’로 진화 시킨 앱스토어의 예를 봐서도 말이지요.미디어아트의 새로운 시도, 그리고 미래

돈 안되는 예술, 심지어 돈이 많이 들어가는 예술이었던 미디어아트는 자본이 집약된 최첨단 기술로, 그리고 이제는 ‘돈이 될 수 도 있는’ 예술로 진화 하고 있습니다.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작업이 지구 반대편 창작자에게 실시간으로 영향을 미치고, 그것을 더욱 발전 시킨 새로운 창작물로 진화 시키는 최근의 작업 환경은 앞으로 더욱 미디어아트의 미래를 밝게 만들것입니다. 거기에 앱아트, FRAMED*
와 같은 ‘새로운 상업 플랫폼’으로 더욱 그 캔버스를 넓혀가는 흐름 또한 중요한 경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창작자가 단순히 만족감을 위한 활동이 아닌 실제적으로 생활을 영위해가며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변화 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미디어아트를 만드는 창작자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할 것이며, 그로 인해 보다 훌륭한 결과물로 우리들을 기쁘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렵고 난해한 예술을 지나, 사람들의 마음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어갈 ‘대중예술’로. 미디어아트는 이렇게 발빠른 ‘진화’를 시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지구를 무대 삼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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